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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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새로운 시작 그리고 설렘서울 생활기 2023. 8. 27. 09:24
난 대전을 잘 모른다. 대전이라곤 ‘성심당’ 밖에 모르는 내가 두 번째 박사를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로 간다 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의 존함을 듣고는 모두 부러워했다. 그런 분이 내 두 번째 박사학위논문 지도교수님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입학 OT자료를 받고 나니 실감이 나다 못해 묘한 부담감이 엄습해 왔다. 내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자격이 있는가, 잘할 수 있을까 등등 온갖 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도저히 맘 편히 놀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사실 마냥 기쁘다. 9월이면 주말교육이 있어 평일 대체휴일 1일이 생긴다. 곧 대전에서 지도교수님을 뵐 생각에 설렌다. 교수님의 명성에 먹칠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한상 교수님, 저를 제자로 받아주셔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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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위한 박물관, 고고학의 필요성박물관 알리미 2023. 5. 23. 22:11
난 사고가 매우 자유로운 사람이다. 날 보기만 해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보수의 끝판왕 박물관과 과연 어울릴까 고민한 적도 있다. 그런 나의 박물관계열 첫 직장은 ‘서울여자대학교박물관’이었는데, 그곳에서 좋은 학예사 선생님을 만나 박물관일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박물관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유는 ‘사람’을 좋아해서다. ‘대중을 위한 박물관’ ‘대중을 위한 고고학’ 사실 박사논문을 쓰면서도 매번 느낀다. 반드시 진부하고 어려운 논문이 좋은 논문인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이에 대한 열망으로 대중고고학회에 참석해 발표를 듣기도 했다. 대중에게 박물관과 고고학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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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서울 생활기 2023. 2. 26. 11:18
자신감 빼면 시체인게 바로 ‘김성실’이다. 그런 날 초조하게 만든 유혹이 있으니…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유혹한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유리들이 나를 유혹한다. 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국제학술대회가 나를 기다린다. 초청받을 때만 해도 그저 좋아 헤벌쭉 이었지만, 엉망으로 발표하면 국가망신이다. 왜, 하필, 어째서 나란 말인가? 실크로드 도시들이 나를 울리고, 영어전공용어가 나를 또 울리고, 수많은 해외학자들의 논문들이 나를 대성통곡하게 만든다. 쉬울 줄 알았던가? 만만할 줄 알았던가? 그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음을 아침에 깨닫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와중에 어제 만난 모 기업 대리님인 여동생의 말이 떠올라 힘을 내볼까 한다. “언니만큼 멋진 사람을 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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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족 시리즈 0.] 뒤늦게 찾은 운명, '초원로'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2. 2. 22:45
저는 해상 실크로드에 미쳐있는 1인입니다. 중국 유학 시절, 저희 지도교수님께서 초원로를 공부하라 4년 내내 타이르셨지만 저는 청개구리처럼 몰래몰래 해상 실크로드만 주야장천 파고들었고 그 주제로 국제학술회의에서 제법 발표도 했었습니다. 물론 몰래몰래요. 그런 제게 12월 국제학술회의 초청장이 난데없이 날아왔습니다. 하필 Session title도 '초원 도시와 물질문화'이더군요. 발표 요청을 거절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딱 2주 전부터 오랜만에 초원로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의 장난일까요? 아님 운명인 걸까요? '초원로'... 완전 매력덩어리더군요. 왜, 하필, 이제야 제 운명을 찾은 걸까요? 저처럼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 엉덩이가 평평 해질 정도로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놀랄 노자 아닙니까?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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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통해 유입된 '피스타치오(Pistachio, Pistacchio)'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29. 19:03
여러분께서는 여름휴가를 '이탈리아'에서 보내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프리카'라 불릴 정도로 무더운 '대구'에서 자랐지만 이탈리아의 여름은 견디기 힘들더군요. 그때 저를 구제해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바로 '젤라또(Gelato)'였습니다. 이탈리아는 젤라또의 본고장이자 맛의 고장이지요. 지나치게 달지도, 차갑지도 않은 '젤라또'의 매력에 푹 빠져 매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젤라또에는 여러 맛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맛이 '피스타치오(Pistachio)' 맛입니다. 연두연두한 색상에 고소한 맛이 일품인 '피스타치오'는 중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은 견과(堅果)입니다. 이탈리아의 대표 견과인 '피스타치오(Pistachio)' 가 어떻게 중국에 오게 된 것일까요? 바로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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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Silk)'가 뭐길래 사람을 잡는가?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25. 22:34
독일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 그는 기원전 114년부터 서기 127년까지 중국, 트란스옥시아나, 인도를 잇는 실크 무역로를 가리켜 '실크로드(Silk Road)'라고 명명했습니다. 물론 오늘날 그 범위가 훨~씬 더 광범위 해졌습니다만, 시작이 반 아닙니까? 대단쓰! '실크로드'라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단어를 만들어낸 그가 원망스럽습니다. '실크로드'를 이해하기 위해 어제도 소파에서 두꺼운 책을 안고 새벽 4시쯤 잠들었고요, 오늘도 카페에서 캐럴을 들으며 처량하게 노트북과 시름하다 이제 겨우 집에 왔습니다. 친구와 놀지도 못하고 연말에 이게 뭡니까? 흑흑. 뭐.. 좋은 게 하나 있다면, 하도 카페에 왔더니 곧 캐럴 오르골을 받게 된다는 사실 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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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연합대학 고고연구원] <원대도와 초원도성> 국제학술회의 (International Symposium on the Archaeology of박물관 알리미 2022. 11. 22. 15:01
휴대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 봤더니... 메일 한통이 왔더군요. 미리보기에 보이는 건 고작 "감사합니다." 한 줄. 메일함을 열어 자세히 보니... 이번 학술회의에 참석해주어 감사하다는 내용이더군요. 벌써 일정표와 회의실 정보도 다 나왔다고 합니다. 어라? 내가 또 참석해야할 학회가 있던가? 놀랍게도 있더군요. 어찌할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제 가슴을 더욱 철렁 내려앉게 했던 건... 메일을 잘 받았다는, 감사하다는 제 답장에 연이어 날아온 회신이었습니다. 세상에!!! 12월 3일까지 발표원고를 내랍니다. 오늘도 일때문에 새벽 4시에 잠든 저입니다. 이번 주말도 컴퓨터와 함께 보내게 생겼습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자자!!!! ******** 제게 발표 기회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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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처음 관람한 유리 특별전시 (3) - Roman glass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9. 08:12
앞서 소개한 '파이앙스(Faience)'도 중요하지만 사실 고대 유리의 최고봉은 역시 '로만 글라스(Roman glass)'다. 어느 교수님을 통해 우연히 최근 정규 교과서에도 로만 글라스 관련 내용이 수록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젠 한국의 역사에서도 로만 글라스가 제법 인정받고 있는 추세인 듯하여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한국에서도 친숙한 유물인 로만 글라스! 오늘은 사랑스러운 로만 글라스에 대해 설명해보려 한다. 밝은 푸른빛을 띠는 투명한 유리병..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로만 글라스의 모습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여러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기종(器種)이기도 하다. 액상의 무언가를 저장하기에 안성맞춤인 유리의 특성상 이 유리병은 올리브 유를 저장하는 용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