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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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처음 관람한 유리 특별전시 (2) - Faience와의 만남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5. 12:42
박물관 전체 면적에 비해 다소 작은 전시실에서 개최된 '유럽 유리 예술 작품전'. 다른 전시실엔 그래도 관람객이 제법 있었지만, 유리 특별전시실은 휑하기만 했다. 유리가 비인기 분야라는 걸 절실히 느꼈던 전시다. 시대별로 잘 전시된 유리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면서 장식기법의 변화 양상을 살펴봤다. 먼저, 고대 유리기를 살펴보자. 표면이 매끄럽고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현대 유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를 ‘파이앙스(Faience)’라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찬란한 꽃을 피웠던 '파이앙스 문화'. 그래서일까? 유물 열람을 위해 들렀던 영국에서 미라와 함께 파이앙스를 지겹도록 만났던 기억이 난다. 엄밀히 말해 '유리(Glass)'라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지만 유리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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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처음 관람한 유리 특별전시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4. 12:51
중국 유학 시절, 하도 실크로드 유리를 사랑한다 떠벌리고 다녀서일까? 주변에서 유리 주제 강연, 특별전시, 학회 소식만 들리면 내게 알려주곤 했다. 여기저기 유리와 관련된 곳이라면 중국 내외를 막론하고 나타나던 내게 '홍길동'이란 별명을 붙여주신 분도 계신다.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커 이런 무모한 행동을 즐기는 유학생이 드물었지만, 궁금하면 참지못하는 성격을 가진 나는 고작 카메라 가방 하나만 둘러메고선 어디든 갔었다. 적지 않은 곳을 다녔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이런 유별난 나의 시작은 바로... 2015년 크리스마스 시즌 들렀던 요령성 박물관의 유리 특별전이었다.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는 크리마스 트리가 여기저기 보이고 캐럴이 귀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크리스마스와는 달리, 중국은 비교적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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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혹은 틀에 맞게박물관 알리미 2022. 10. 14. 07:41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유리! 오늘은 유리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다양한 유리 제작 기법이 있지만, 실크로드 유리를 전공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로만 글라스의 대표적인 제작방법인 ‘자유 불기 방법(Free blowing)’과 ‘틀 불기 방법(mold blowing)’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였다. 막대를 두 손으로 잡고 일정한 속도로 돌리면서 힘껏 불라기에 자신 있게 불었는데!! 에게게!! 쥐꼬리만큼 부풀어 오른 유리를 보고 적잖이 당황한 나😳 여러 번의 연습 끝에 겨우 자유 불기에 성공했다. 자유 불기에 성공하였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한 틀 불기 방법!! 틀 불기 방법은 바닥에 원하는 모형 틀을 놔두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향해 불어야 했다. 액상화된 유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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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 유리병 제작기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0. 01:48
2021년, 전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유리 학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ICOM Glass Meeting 2021에서 ‘Śarīra glass bottles excavated from Buddhist Temples in Korea’ 라는 제목으로 한국 유리 사리병(Śarīra glass bottle)을 소개한 적이 있다. 여러 저명한 해외유리학자 앞에서 한국의 유리 문화에 대해 소개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지만, 유일한 한국초청학자로서 학회에 참석하는거라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 유물을 實見하는 것이 기본이라 생각하여 여러 박물관에 소장된 사리 유리병을 관찰하고 유물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학회 발표 당일, 우려와는 달리 80여명의 저명한 유리 학자들이 발표를 들어주셨고, 좋은 발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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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교수님과의 만남 그리고 성장박물관 알리미 2022. 10. 8. 07:26
유리와 실크로드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이 학교가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에 진득이 앉아 손목이 아플정도로 적고 또 적었다. 그래서인지 살이 많이 빠졌었다. 이후, 원하던 학교에서 합격통지서와 4년 학비 전액 및 연구비 지원 장학증서를 보내왔다. 후배와 함께 눈물을 훔치던 그 때가 생생하다. 입학하자마자 교수님께서 본인이 참석하게 될 한국학회의 원고를 번역해달라 부탁하셨다. 전공용어와 지명들이 워낙 생소하고 어려워 한동안 고대한어사전을 끼고 살았었다. 그런데 어라?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번역일에 흥미를 느낀 시발점이 이 때였다. 몇 주 뒤, 드디어 (사) 중앙아시아학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의 막이 올랐다. 당시 책으로만 뵙던 교수님들을 한 자리에서 뵙게되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어쩌면 린메이춘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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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내 운명Notice 2022. 10. 4. 23:14
어쩌다보니 유리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실크로드도 함께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박사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이지만, 이마저도 즐거운 건 참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연구는 혼자만의 연구가 아닌 소통하는 연구라 생각했고, 거창한 학문에 대해 논하기보단 즐겁게 토론하며 배우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유리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 많지 않아 조회수가 1이 될지도 모른다는 지인의 조언이 뇌리를 스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실 올림 2022. 10. 04. 퇴근 후 늦은 밤 서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