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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조선이 요구한 여성상박물관 알리미 2023. 8. 13. 14:43728x90반응형
몇 달 전, 흥미롭게 관람하였던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한양 여성, 문 밖을 나서다 - 일하는 여성들> ’의 도록을 받았다.
도록 구성이 궁금하여 당장 상자를 열어보았더니만,
어라? 도록옆에 주사위 하나가 떡하니 있는 게 아닌가?
주사위라…
궁금함에 도록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록 안에는 커다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다.
바로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였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가 만든 여성을 위한 교육용 놀이판으로 <여행도 놀이>라고도 불린다. 장희빈에게 왕비 자리를 빼앗겨 사가로 쫓겨났던 인현왕후가 만든 규문수지여행지도에서 우리는 조선이 요구한 여성상을 엿볼 수 있다.
놀이판에 적힌 내용을 보니 조선시대 여성의 이름과 그 인물들의 행실을 간략히 적어놓았다.
조선이 요구한 이상적인 여성상만을 적었을 것 같지만, 선행목 외에도 악덕목과 관련된 사례가 적혀있다.
그렇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기 위해선 좋은 사례와 대비되는 나쁜 사례도 알아야만 한다.
악덕목만 실행하지 않아도 욕은 먹지 않을 테니 알아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119개의 네모 칸에 악녀와 열녀 등 40여 명의 인물과 64개의 선행목‧악덕목 등이 적혀있는데, 가장 내 눈을 이끄는 내용이 있었으니, 바로!!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남편을 구한 인물 ‘김 씨’의 사례이다. 조선시대 여성은 평생 남성인 아버지와 남편, 아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은 물론 말수도 적어야 하며, 바느질도 수준급이어야 했고, 순종적이어야 함은 물론, 호랑이를 물리칠 만큼의 폭발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야 했나 보다.
김 씨라… 나도 김 씨인데 힘이 세다. 낯설지 않구먼!
신사임당도 존경했다던 ‘태임’ 칸에 먼저 도착하면 승리하는 게임으로 ‘짐승’ 칸에 떨어지면 탈락한다는데,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도전해 보아야겠다.728x90반응형'박물관 알리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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