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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령총 출토 유리 장신구 (1) - 유리구슬 장식 팔찌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24. 00:45728x90반응형
2021년 여름, 이전에 근무하던 대학박물관의 관장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관장님: "성실쌤, 지금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유리 특별전을 한다네? 유리 공부하는 사람이 가봐야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기분으로 춘천에 가보자 싶어 주말이 되자마자 곧장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태연이 리메이크한 '춘천가는 기차' 노래를 들으며 유리창 너머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죠.
저 멀리 보이는 파도처럼 행복이 제 가슴속으로 마구마구 밀려오더군요.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도착한 국립춘천박물관!
단봉낙타가 저를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안녕?
유리가 뭐길래 절 이리 설레게 하는 걸까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인증샷을 마구마구 남겼습니다.
얼굴 사진 올리지 말라하신 분의 존함이 뇌리를 스치나, 전 셀카(셀피)를 무척이나 사랑하기에....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오는 유물이 하나 있더군요.
바로... 금령총 출토 유리구슬 장식 팔찌였습니다.
예쁘죠?
누가 촬영했냐구요?
접니다. 음하하하하!
금빛 팔찌를 화려하게 수놓은 짙은 파란색의 유리구슬들에 반해버렸습니다.
표면을 정으로 찍어 돌대문과 유사한 문양을 표현한 금사(金絲)에 파란 유리구슬을 넣어 장식했다니...
당시 신라인의 패션감각은 가히 놀랍습니다.
그렇게 전시실에서 유물을 관찰하며 연거푸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모든 유물을 하나하나 꼼꼼히 촬영하는 저를 옆에서 지켜보던 한 아이가 아버지에게 말하더군요.
남자아이: "아빠, 저거봐. 계속 사진을 찍고 있는데 왜 그런 거야?"
아이의 아버지: "저건 연구를 하는 거란다. 저분은 연구자셔. 멋있지?"
사실 저 말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나와 정말 맞는 학문인지, 내가 박사에 걸맞은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던 때였거든요.
"연구자"라는 말에 어마어마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저 감사했던 순간이라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유리 연구자"가 되어야겠다고 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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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에서 11월 22일부터 특별전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금령총 재발굴 성과와 보존처리 결과를 알려준다고 하네요.
제 선후배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마음이 가는 곳입니다.
금령총 유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하시는 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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