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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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성실한 고고학도, 역사학에 빠지다.서울 생활기 2023. 7. 19. 20:09
줄곧 고고학 전공 서적만 끼고 살았다. 그런 내가 요즘 역사학 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 오랜 기간 유학을 한 덕에 해외 여러 박물관과 유적지에 들릴 기회가 많았다. 그때마다 유물만, 특히 유리만 보고 또 보던 나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역사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역사학, 서지학… 공부할게 태산이다. 한국사, 세계사… 머리가 아파온다. 그간 연구에 소홀했던 나를 반성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보려 한다. 나를 믿어준, 기회를 주신 분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을 읽고 집에서 밀키트나 해 먹으려 했는데… 친한 선생님들께 연락이 왔다. 오늘 할당량은 채웠으니 책을 덮고 저녁식사장소로 이동해야겠다. 일도, 연구도, 노는 것도 열정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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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하루를 마무리하며서울 생활기 2023. 7. 16. 21:43
좋아하는 팝송들을 들으며 거실에 발라당 누워 뒹굴거리는 지금이 행복해 미칠 것 같다. 폰으로 장을 보며 장바구니를 하나둘 채워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 따윈 전혀 없었던 오늘이지만 그게 대수인가? 난 지금이 너무 좋다.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내 눈엔 모든 것이 다 즐겁고 아름다워 보인다. 가족과 함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고, 맛있는 식사를 한 뒤 카페에서 편히 대화를 나누었던 오늘이 내겐 천국과 같은 하루였다. 5월부터 7월 중순까진 전력질주를 하듯 달려야만 했다. 평범한 내가 해외와 국내를 넘나들며 여러 학회에 초청을 받아 발표를 하러 다니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초조하거나 불안할 법도 하지만 요즘의 나에겐 어떠한 상황에도 동요되지 않는 ‘여유’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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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의 행복한 저녁식사😋서울 생활기 2023. 7. 15. 00:59
우리 부모님은 일생을 정직하고 열심히 사셨다. 욕심 없이 베풀며 사는 삶을 사신 부모님이 늘 대단하다 생각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내 성격이 해맑고 명랑한 이유는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랐기 때문이란다. 맞는 말이다. 난 지금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고 있다. 어머니는 자주 우리 집에 놀러 오셨지만 늘 바쁘신 아버지는 서울로 올라올 시간조차 없으셨다. 그런 아버지가 우리 집에 놀러 오셔서 너무 기쁘다. 집에 처음 부모님을 초대한 거라 근사한 저녁식사를 사드리고 싶었지만, 비도 많이 오고 나가기가 힘드시다며 치맥이 드시고 싶다 하셨다. 평범하디 평범한 순살치킨이었지만 도란도란 대화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웃을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부모님과의 수다덕에 그간 빡빡한 스케줄로 쌓어있던 피로가 말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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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엔 없는게 없다.서울 생활기 2023. 3. 19. 08:37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여동생덕에 원 없이 웃었던 어제. 석촌호수엔 정말이지 없는 게 없다. 1. 아름다운 노을과 꽃봉오리를 맺은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2. 나보다도 팔자 좋은 거위와 오리도 함께 살고 있다. 3. 내 이름의 부동산도 있다. 4. 맛집도 있다. 5. 친구와의 추억도 있다. 일상을 공유하는 게 요즘 트렌드 아닌가? 대세를 따르다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는 이 티스토리를 다시 학구적으로 바꿔봐야겠다. 친구들과 벚꽃놀이부터 다녀오고 난 뒤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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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곳만이 전쟁터겠는가?서울 생활기 2023. 3. 9. 19:26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붐비는 구내식당. 비단 이곳만이 전쟁터겠는가? 평화로워 보이지만 절대 평화로울 수만은 없는 것이 세상이다. 수많은 전쟁을 통해 역사는 변해왔고, 지금도 어느 한 곳에서는 평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국가도 있다. 몸이 좋지 않아 핫팩을 목뒤에 넣은 선생님 한 분. 고달픈 삶의 현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내가 춥다는 말에 바로 핫팩을 내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직을 생각하지 않고 올해도 이곳에 머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근무환경’이 좋아서다. 이토록 좋은 관장님, 학예연구사 선생님들, 연구원 선생님들을 떠난다는 걸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요즘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체력이 말이 아닌지라 내 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속상했다. 그래도 나를 이해해 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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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K컬처 아카데미]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조선, 병풍의 나라2’를 보다.서울 생활기 2023. 3. 3. 20:06
그렇습니다. 오늘은 연합뉴스 K컬처 아카데미 마지막 수업입니다. 전시관람을 끝으로 연합뉴스에 놀러(?) 갈 핑곗거리가 사라졌습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전시된 51점의 병풍은 정말 매력이 철철 넘쳤습니다. 병풍이 이리 매력적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자나 깨나 신분을 나타내는 병풍도 있는가 하면, 종교를 상징하는 병풍도 있고요. 지도가 그려진 병풍도 있습니다. 그런데 병풍보다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사실 저는 말입니다. 3개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요. 좋은 인연들을 뵙게 된 것도 참 기뻤습니다. 수료식만을 남긴 채 연합뉴스 K컬처 아카데미 도 도 막을 내렸습니다. 좋은 교육을 기획해 주신 연합뉴스 K컬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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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에너지 충전 중🧘🏻♀️🔋서울 생활기 2023. 2. 27. 14:37
황금 같은 대체휴일인데 기운도 없고 온 뼈마디가 쑤시는게 심상치 않다.🥹 점심을 먹으며 창밖을 보는데 날씨가 너무나 좋다. 집 안에만 있기엔 정말 아까운 하루 아니겠는가? 어차피 아프다고 해서 일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니, 에너지 충전도 할 겸 좋아하는 카페로 향했다. 가벼운 코트를 걸치고 걸어도 따뜻하기만 한 봄날씨에 콧노래가 절로 난다. 좋아하는 팝송을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한강대교를 건너 목적지 도착! 북카페를 가득 채운 봄햇살에 소녀가 된 마음으로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나지막한 클래식 음악과 고소한 커피향에 미소가 절로 난다. 헤헷😆 역시 내 선택은 옳았다. 전력질주를 하다 보면 금방 지치기 마련이다. 마라톤 완주를 위해선 잠깐의 쉼표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때로는 거창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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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서울 생활기 2023. 2. 26. 11:18
자신감 빼면 시체인게 바로 ‘김성실’이다. 그런 날 초조하게 만든 유혹이 있으니…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유혹한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유리들이 나를 유혹한다. 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국제학술대회가 나를 기다린다. 초청받을 때만 해도 그저 좋아 헤벌쭉 이었지만, 엉망으로 발표하면 국가망신이다. 왜, 하필, 어째서 나란 말인가? 실크로드 도시들이 나를 울리고, 영어전공용어가 나를 또 울리고, 수많은 해외학자들의 논문들이 나를 대성통곡하게 만든다. 쉬울 줄 알았던가? 만만할 줄 알았던가? 그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음을 아침에 깨닫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와중에 어제 만난 모 기업 대리님인 여동생의 말이 떠올라 힘을 내볼까 한다. “언니만큼 멋진 사람을 본 적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