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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틀에 사로잡힌 우리세계 여행 일기 2022. 10. 18. 20:09728x90반응형
트위드 재킷과 트렌치코트를 찾을 만큼 날이 쌀쌀해졌다. 가을을 손꼽아 기다렸던 터라 겨울의 문턱에 서 있는 듯 차가워진 공기가 야속하기만 하다.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같은 나이라 할지라도 인지 속도나 문제 해결 능력에 차이가 난다는 걸 느껴보기도 하고, 한 살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유아교육의 경우, 연령에 따라 간단한 색종이 접기 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례가 있어 혹여나 하는 마음에 ‘가을 단풍잎 컬러링 도안’를 만들어 보았다.
어떤 방식을 제일 좋아할지 얼마나 고민하고 걱정했는지 모른다. 오늘이 그 디데이였고 드디어 아이들의 반응을 직접 살필 수 있었다.
퍼즐 활동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색칠 놀이할래요~!”라며 컬러링 도안이 있는 책상으로 즐겁게 걸어갔다.
가을을 맞아 ‘가을 단풍잎’을 컬러링 주제로 선택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너무 좋았다!! 뿌듯 뿌듯😎
세상 진지한 얼굴로 20분이나 집중하는 어린이들을 보니 행복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우리는 흔히 가을 하면 ‘빨간 단풍잎’에 ‘새파란 하늘’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직 사고가 자유분방한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총천연색으로 컬러링 도안을 물들였다.
무지개 빛 가을 단풍잎, 분홍색 세상에 놓인 빨간 단풍잎 등 고사리 손으로 아이들이 만든 가을은 내가 봐도 눈부셨다.이런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는 건, ‘편견’이란 게 없어서이다. 성인이 되면서 수많은 편견을 습득하게 된다. 그 편견은 세상을 일정한 형태로 유지하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다각도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무뎌지게 한다.
연구를 하다 보면 여러 역사적 사료에 대해 객관화된 해석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여러 선구 학자들의 논문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들의 편견’에 사로잡혀버리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판단과 해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바른 역사 해석이 아닌 ‘또 다른 사관’을 낳는 꼴이 된다.11월 11일 금요일, 조만간 용인 처인성 역사교육관에서 ‘고려시대 유리와 대외교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편견’에 사로잡힌 강연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바로 ‘편견이 없는’ 어린아이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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