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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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 우연한 만남이 선물한 깨달음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3. 7. 10. 20:10
제13회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 완도대회 제1분과 에서 ‘고고역사자료로 본 해양실크로드 - 이슬람 유리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은사님이 좌장을 맡으시기도 했고 선배의 부름이 있었기에 매사를 제쳐놓고 연차까지 써가며 서울에서부터 완도까지 달려갔다. 발표도 발표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저녁식사는 학연의 정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소중한 자리였다. 배정된 숙소에서 잠을 청한 뒤, 다음날 아침 컨디션을 보고 답사참여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그런데 숙소까지 차로 나를 바래다주던 선생님이 먼 길 왔는데 내일은 완도에서 소문난 맛집을 예약해 놨으니 점심은 먹고 가라 알려주셨고, 그 덕에 답사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완도 답사에서 상상치 못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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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위한 박물관, 고고학의 필요성박물관 알리미 2023. 5. 23. 22:11
난 사고가 매우 자유로운 사람이다. 날 보기만 해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보수의 끝판왕 박물관과 과연 어울릴까 고민한 적도 있다. 그런 나의 박물관계열 첫 직장은 ‘서울여자대학교박물관’이었는데, 그곳에서 좋은 학예사 선생님을 만나 박물관일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박물관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유는 ‘사람’을 좋아해서다. ‘대중을 위한 박물관’ ‘대중을 위한 고고학’ 사실 박사논문을 쓰면서도 매번 느낀다. 반드시 진부하고 어려운 논문이 좋은 논문인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이에 대한 열망으로 대중고고학회에 참석해 발표를 듣기도 했다. 대중에게 박물관과 고고학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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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서울 생활기 2023. 2. 26. 11:18
자신감 빼면 시체인게 바로 ‘김성실’이다. 그런 날 초조하게 만든 유혹이 있으니…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유혹한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유리들이 나를 유혹한다. 그 어떤 유혹이든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국제학술대회가 나를 기다린다. 초청받을 때만 해도 그저 좋아 헤벌쭉 이었지만, 엉망으로 발표하면 국가망신이다. 왜, 하필, 어째서 나란 말인가? 실크로드 도시들이 나를 울리고, 영어전공용어가 나를 또 울리고, 수많은 해외학자들의 논문들이 나를 대성통곡하게 만든다. 쉬울 줄 알았던가? 만만할 줄 알았던가? 그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음을 아침에 깨닫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와중에 어제 만난 모 기업 대리님인 여동생의 말이 떠올라 힘을 내볼까 한다. “언니만큼 멋진 사람을 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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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Mainz)에서 발견한 로만글라스(Roman Glass)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2. 9. 05:51
요즘 국립고궁박물관 김충배 과장님께서 페이스북에 “옛다 유리”라며 유리 사진을 많이 투척(?)해주십니다. 주말 발표 준비 때문에 새벽 일찍 눈이 뜨였는데, “옛다 유리”라며 로만 글라스 사진을 마구마구 포스팅하신 걸 보고선 아침잠이 확 달아나버렸습니다. 어제 박물관 선생님께 떡 선물도 받았는데, 오늘 새벽부터 정말이지 이게 웬 떡이냐며 한 마리의 페리카나처럼 덥석덥석 사진을 물었습니다. 아직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지만 배가 부릅니다🥳 사실 저 사진들이 중요한 이유는 ‘로만 글라스의 대표 사례를 집성’해 전시한 케이스라 ‘로만 글라스의 역사’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기에 있는 아이들만 다 알아도 로만 글라스 공부는 끝난 겁니다😉 김충배 과장님의 “옛다 유리” 이벤트(?)로 즐거운 금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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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령총 출토 유리 장신구 (1) - 유리구슬 장식 팔찌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24. 00:45
2021년 여름, 이전에 근무하던 대학박물관의 관장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관장님: "성실쌤, 지금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유리 특별전을 한다네? 유리 공부하는 사람이 가봐야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기분으로 춘천에 가보자 싶어 주말이 되자마자 곧장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태연이 리메이크한 '춘천가는 기차' 노래를 들으며 유리창 너머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죠. 저 멀리 보이는 파도처럼 행복이 제 가슴속으로 마구마구 밀려오더군요.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도착한 국립춘천박물관! 단봉낙타가 저를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안녕? 유리가 뭐길래 절 이리 설레게 하는 걸까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인증샷을 마구마구 남겼습니다. 얼굴 사진 올리지 말라하신 분의 존함이 뇌리를 스치나, 전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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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중강연의 추억🍁🌅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11. 20:12
세상에… 오늘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대중강연이라니…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경력이 제법 있긴 합니다만… 제가… 대중강연이라니요…😳 언제 또 이런날이 올까 싶어 셀카도 찍었습니다. 찰.칵!!📸 사실 차가 없는 저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차 멀미가 심해 울렁울렁 거리는 가슴을 안고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유리는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래서인지 흔히 접할 수 있죠🫙🍺🧂🍷 흔해서 일까요? 정작 유리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는 없습니다. 유리에 대해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유리에 흥미를 가지는 분이 계시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첫 대중강연으로 배운 것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제일 놀랐던 건… 전공자만큼이나 예리한 질문이 많았다는 겁니다😳 지루하지 않지만 전문적이어야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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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lass Cup with a Lion’s Head Has Been Displayed at MIHO MUSEUM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1. 6. 20:58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건축가 I.M.Pei가 무릉도원을 모티브로 지었다는 'MIHO MUSEUM'. 개관을 하지 않을 때도 많고 가는 길도 그리 쉽지 않지만 한 폭의 그림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얼마 전 그곳을 들리셨다는 연합뉴스 K컬쳐 기획단 김태식(Kim, taesik) 단장님. 또 공부하라 혼내시나 내심 긴장을 했으나, MIHO MUSEUM에서 유리를 봤다며 사진 몇 장을 보내주셨다. 그 유리가 바로 이 아이다. 사자머리형 컵 (Cup with a lion's head, 獅子頭形杯) 서아시아 (West Asia, 西アジア) 기원전 1천년(ca. mid-1st millennium B.C., 紀元前1千年紀中期頃) 유리 (Glass, 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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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틀에 사로잡힌 우리세계 여행 일기 2022. 10. 18. 20:09
트위드 재킷과 트렌치코트를 찾을 만큼 날이 쌀쌀해졌다. 가을을 손꼽아 기다렸던 터라 겨울의 문턱에 서 있는 듯 차가워진 공기가 야속하기만 하다.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같은 나이라 할지라도 인지 속도나 문제 해결 능력에 차이가 난다는 걸 느껴보기도 하고, 한 살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유아교육의 경우, 연령에 따라 간단한 색종이 접기 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례가 있어 혹여나 하는 마음에 ‘가을 단풍잎 컬러링 도안’를 만들어 보았다. 어떤 방식을 제일 좋아할지 얼마나 고민하고 걱정했는지 모른다. 오늘이 그 디데이였고 드디어 아이들의 반응을 직접 살필 수 있었다. 퍼즐 활동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색칠 놀이할래요~!”라며 컬러링 도안이 있는 책상으로 즐겁게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