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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주조 실험 (4)서울 생활기 2022. 11. 21. 22:30728x90반응형
구리 원석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습니다.
조각의 크기가 작을수록 잘 녹으니까요.
생각보다 무거웠던 이 구리 원석을 분쇄하느라 학생들의 얼굴은 점점 시커멓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피하진 못했죠.
40도가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지칠 법도 했지만 수다도 떨며 즐겁게 실습과정에 임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점토로 화로를 만들고 제련을 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모두가 함께 열정적으로 부쉈던 석탄들을 사용할 때가 왔습니다.
원석 분쇄 작업을 마친 뒤 그제야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학생들..
왜 이리 시커멓게 됐냐며 서로를 보며 웃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시커먼스가 된 학생들은 한참을 웃다 일제히 화로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왜냐?
불쇼가 시작되었거든요.
먼저 모터를 이용해 공기를 주입하는 현대식 방법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당연한 얘기긴 하지만,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고, 굉장히 편했습니다.
저 작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참여했던 이번 실험.
고된 작업이었지만 누구 하나 힘들어하는 기색 없었죠.
실험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풀무를 이용해 풀무질을 했습니다.
손풀무를 하다 기절할 뻔했다는 건 비밀로... 헤헷!
제련 과정을 거칠수록 순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진감래를 피부로 느꼈던 실험이었죠!!
매일 실험 결과를 같은 조 학생들과 함께 회의를 하며 공유했습니다.
외국인이라 화학용어를 중국어로 표현하는 것이 몹시 힘들었지만, 조원들의 도움으로 발표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늘 좋은 분들만 제 곁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고맙기만 한 친구들입니다.
유독 저희 조에 수재들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각 성에서 내로라하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척하면 척이었던 친구들.
워낙 똑똑한 아이들이라 배운 게 많았습니다.
얘네들은 뭘 먹나 궁금했는데...
다행히 저와 똑같은 밥을 먹더군요.
고된 실험을 마치고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실험을 마쳤냐고요?
아뇨.
하지만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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