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성실한 고고학도의 성장기
-
한국을 사랑한 이탈리아 소녀세계 여행 일기 2022. 10. 17. 22:59
평소 인스타 DM으로는 연락을 잘 안 한다. 이번 카카오톡 먹통 대란 덕에 이탈리아 친구들과 인스타 DM으로 연락을 해서인지 그간 잊고 지낸 한 소녀가 떠올랐다. 유독 나를 좋아하고 따르는 이탈리아 소녀가 있었다. 내 이탈리아 결혼식은 물론 장소불문 만날 때마다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던 귀여운 소녀🐣🇮🇹 제법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친동생 같은 느낌마저 드는 내게도 소중한 그녀이다. 믿기 힘들지만 이 아이는 내가 그리 이쁘단다. 동양적인 묘한 매력이 있다나?😳 남편에겐 눈길도 안 주고 나에게 쉴 새 없이 한국에 대해 질문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고 싶다고 아이디를 물었지만 그땐 연구 말곤 관심이 없던 때라 sns 아이디가 없어 연락처도 주고받지 못했다. 만약 지금 물었다면, 페북 메시지나..
-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악몽서울 생활기 2022. 10. 17. 19:04
취미 삼아 시작한 티스토리! 필력이 있진 않지만 내 일상을 자유롭게 끄적이는 것이 즐거웠다. 조회수가 1이나 나올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첫 게시글인 ‘유리는 내 운명’의 조회수가 너무 많아 놀랐다. 첫날이라 그러겠지라 생각하고 계속 글을 적었다.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재미있어서였다. 그런데… 글을 게시하지 않은 날에도 방문자수가 적지 않았다. 한참 물이 오르던 중, 카카오톡이 셧다운 초유의 사태가 발발했다. 연락 자체가 되지 않아 불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카카오페이, 기프티콘, 티스토리, 택시, 맵 등 일상생활 자체가 마비되는 기묘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번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의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글쓰기가 겨우 되어 끄적이..
-
중국에서 처음 관람한 유리 특별전시 (2) - Faience와의 만남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5. 12:42
박물관 전체 면적에 비해 다소 작은 전시실에서 개최된 '유럽 유리 예술 작품전'. 다른 전시실엔 그래도 관람객이 제법 있었지만, 유리 특별전시실은 휑하기만 했다. 유리가 비인기 분야라는 걸 절실히 느꼈던 전시다. 시대별로 잘 전시된 유리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면서 장식기법의 변화 양상을 살펴봤다. 먼저, 고대 유리기를 살펴보자. 표면이 매끄럽고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현대 유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를 ‘파이앙스(Faience)’라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찬란한 꽃을 피웠던 '파이앙스 문화'. 그래서일까? 유물 열람을 위해 들렀던 영국에서 미라와 함께 파이앙스를 지겹도록 만났던 기억이 난다. 엄밀히 말해 '유리(Glass)'라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지만 유리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반드..
-
중국에서 처음 관람한 유리 특별전시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4. 12:51
중국 유학 시절, 하도 실크로드 유리를 사랑한다 떠벌리고 다녀서일까? 주변에서 유리 주제 강연, 특별전시, 학회 소식만 들리면 내게 알려주곤 했다. 여기저기 유리와 관련된 곳이라면 중국 내외를 막론하고 나타나던 내게 '홍길동'이란 별명을 붙여주신 분도 계신다.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커 이런 무모한 행동을 즐기는 유학생이 드물었지만, 궁금하면 참지못하는 성격을 가진 나는 고작 카메라 가방 하나만 둘러메고선 어디든 갔었다. 적지 않은 곳을 다녔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이런 유별난 나의 시작은 바로... 2015년 크리스마스 시즌 들렀던 요령성 박물관의 유리 특별전이었다.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는 크리마스 트리가 여기저기 보이고 캐럴이 귀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크리스마스와는 달리, 중국은 비교적 조용히..
-
자유롭게 혹은 틀에 맞게박물관 알리미 2022. 10. 14. 07:41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유리! 오늘은 유리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다양한 유리 제작 기법이 있지만, 실크로드 유리를 전공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로만 글라스의 대표적인 제작방법인 ‘자유 불기 방법(Free blowing)’과 ‘틀 불기 방법(mold blowing)’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였다. 막대를 두 손으로 잡고 일정한 속도로 돌리면서 힘껏 불라기에 자신 있게 불었는데!! 에게게!! 쥐꼬리만큼 부풀어 오른 유리를 보고 적잖이 당황한 나😳 여러 번의 연습 끝에 겨우 자유 불기에 성공했다. 자유 불기에 성공하였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한 틀 불기 방법!! 틀 불기 방법은 바닥에 원하는 모형 틀을 놔두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향해 불어야 했다. 액상화된 유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자연..
-
백성을 향한 작은 배려, ‘수표’박물관 알리미 2022. 10. 12. 13:04
죽마고우가 한글날을 맞아 아들내미에게 세종대왕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말했다. 세종의 업적 중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알려줘야할지 모르겠다는 친구에게 내가 제안한게 ‘수표’다. 죽마고우: “수표? 그게 뭐야?” 나: “1441년(세종 23)에 자주 범람하던 청계천의 물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하천 수위계인데, 처음엔 나무로 제작했다가 성종때 돌로 다시 만들었어. 실물은 세종대왕 기념관에 있다던데?” 사실 하천의 범람이 잦던 청계천은 영조의 준천 사업을 거쳐 제 기능을 할 수 있었고, 농민에게 평안한 삶을 제공했기에 영조에만 초점을 둔게 사실이지만… 무엇이든 처음이 중요하지 않은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괜히 나온건 아닐거다. 무엇보다 내가 친구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건.. 수표에서 보이는 작은 배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