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성실한 고고학도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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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 유리병 제작기 (3)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1. 12:51
유리판을 원하는 디자인으로 자르기만 하면 끝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절단용 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곡선 등을 원하는 디자인에 맞게 정리하고, 잘려진 유리판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한데… 글라인더를 이용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왜냐? 엄청난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글라인더 자체가 굉.장.히 무서웠기 때문이다!! 글라인더로 유리 절단면을 다듬는 모습 긴장을 한 탓인지, 내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어 자세가 불편해 보였나보다. 선생님께서 친절히 긴장하지말라며 글라인더 사용법과 팁에 대해 말씀해주신다. 몇 조각을 다듬다보니 점차 요령이 생겼고, 이내 편안한 마음으로 유리 표면을 다듬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완성된 유리 조각들!! 이렇게 다듬어진 유리 조각들을 도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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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 유리병 제작기 (2)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0. 21:01
그리하여 찾아간 유리공방!! 직접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우선 도안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완성된 도안에 숫자를 적고 각 숫자마다 원하는 종류의 유리판을 선택하여 칼로 자르면 1단계 완성! 듣기엔 쉬운 듯 했으나, 결코 쉽지않은 과정이었다. 총 12 조각으로 구성된 도안을 참고하여 유리판을 고르려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색상과 재질의 유리판이 진열되어 있어 고민되었다. 보아하니 유리의 투명도, 문양, 재질, 경도, 색상 등의 차이가 확연히 났다. 2021년 박물관에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 유리병'을 관찰한 당시의 기억을 회상하며,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가진 유리판을 골라 절단작업에 들어갔다. 총 12 조각으로 나눠 도안을 자르고, 잘려진 도안을 선택한 유리판 위에 얹어 외선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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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story Stone Pagoda in Wanggung-ri, Iksan, sarira glass bottle making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0. 18:21
During the ICOM Glass Meeting 2021, attended by all the leading glass scholars from around the world, I introduced the topic of Korean Śarīra glass bottles with a speech under the title "Śarīra glass bottles excavated from Buddhist Temples in Korea." It was an honor to introduce Korea's glass culture in front of many prominent foreign scholars, but it was also challenging to attend the confere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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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 유리병 제작기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10. 01:48
2021년, 전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유리 학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ICOM Glass Meeting 2021에서 ‘Śarīra glass bottles excavated from Buddhist Temples in Korea’ 라는 제목으로 한국 유리 사리병(Śarīra glass bottle)을 소개한 적이 있다. 여러 저명한 해외유리학자 앞에서 한국의 유리 문화에 대해 소개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지만, 유일한 한국초청학자로서 학회에 참석하는거라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 유물을 實見하는 것이 기본이라 생각하여 여러 박물관에 소장된 사리 유리병을 관찰하고 유물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학회 발표 당일, 우려와는 달리 80여명의 저명한 유리 학자들이 발표를 들어주셨고, 좋은 발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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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교수님과의 만남 그리고 성장박물관 알리미 2022. 10. 8. 07:26
유리와 실크로드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이 학교가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에 진득이 앉아 손목이 아플정도로 적고 또 적었다. 그래서인지 살이 많이 빠졌었다. 이후, 원하던 학교에서 합격통지서와 4년 학비 전액 및 연구비 지원 장학증서를 보내왔다. 후배와 함께 눈물을 훔치던 그 때가 생생하다. 입학하자마자 교수님께서 본인이 참석하게 될 한국학회의 원고를 번역해달라 부탁하셨다. 전공용어와 지명들이 워낙 생소하고 어려워 한동안 고대한어사전을 끼고 살았었다. 그런데 어라?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번역일에 흥미를 느낀 시발점이 이 때였다. 몇 주 뒤, 드디어 (사) 중앙아시아학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의 막이 올랐다. 당시 책으로만 뵙던 교수님들을 한 자리에서 뵙게되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어쩌면 린메이춘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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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京国立博物館の特別展示, '誕生! 中国文明'박물관 알리미 2022. 10. 7. 18:52
오랜만에 들린 고향의 내 방 책장에 꽂힌 책 한권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0년 7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동경국립박물관 평성관에서 개최했던 '탄생! 중국문명' 특별전 도록이 그 주인공이다. 2010년 8월 당시 나는 외국에서의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철부지 소녀였다. 고고학에 막 관심을 가지게 된 상황이라 감탄사만 연발할 뿐, 이 전시의 온전한 가치를 이해하진 못한 나...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난 지금에서야 이 전시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 그저 통탄스러울 뿐이다. 제 1부 왕조의 탄생, 제2부 기(술)의 탄생, 제3부 미의탄생이라는 주제로 구성된 이 특별전은 중국 하남성의 중요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을 집성해 전시를 했던 터라 꽤 퀄리티가 높았던 전시였다. 천만 다행인 것은 중국에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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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이 있는, 日本세계 여행 일기 2022. 10. 7. 01:14
짧은 기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일본에서 '난생 처음' 접해본 것들이 적지 않았다. 외국에서 생활해 본 것도, DSLR 카메라를 구입해 유물을 촬영해본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지금도 사진 찍는 걸 꽤나 좋아하는 건 다 이때의 경험 덕분이다. 외국에 가본 적도 없던 내가 용감히 일본행 티켓을 구매하게 된 이유는 日本東京工艺文化研究所에서 진행하는 유물 복원 실험 실습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곳에서 내가 복원실험 연구대상으로 선택한 유물은 '중국 출토 유물' 이었다. 게.다.가!! 東京国立博物館에서 하필 '誕生! 中国文明' 특별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본에서 접한 유물의 대부분이 중국 유물이라니.. 그것도 고작 두 달 남짓한 이 짧은 기간동안 말이다. 이쯤되면 중국행이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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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ove with glass & silk roadNotice 2022. 10. 5. 05:48
I'm an archaeologist studying glass, and of course Glass along the Silk Road. Doing archaeological research is not a mere study of books, because communication with people is fundamental. I think that having fun while discussing and learning about archaeology is more important than discussing big projects. My friend opinion is that the number of views of my blog is just 1 because there are not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