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성실한 고고학도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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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주조 실험 (3)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28. 08:11
청동기 주조 제작 실험장에서 청동 유물의 복원 과정도 살펴봤겠다 이젠 직접 나서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다음날 바로 청동기 주조 제작 실험에 참여하였다. 우선, 청동을 용해하는 작업을 위해 돌을 이용하여 석탄을 잘게 부쉈다. 실습생 전원이 청동을 용해하는 과정을 실습해보려면 일정한 온도를 오래 유지해야 하므로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양의 석탄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치 토르가 된 마냥 석탄을 미친 듯이 부수기 시작했다. 연료를 준비한 뒤, '풀무질'을 위해 송풍관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나무를 이용해 점토를 일정한 두께로 펼치고 이 점토판을 대나무 전체를 감싸안듯이 둘러주면 완성!! 송풍관의 표면에 금이 가있으면 금방 터져버리기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점토로 제작한 송풍관을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풀무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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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주조 실험 (2)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27. 19:57
3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 에어컨이 없는 강의실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용광로에 있는 듯한 느낌이라 잠시 강의실 뒤편에 앉아 수업을 듣는데… 여학생 몇 명이 우르르 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자기들도 더웠다며 웃으며 다가오는 내 룸메이트와 친구들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아직도 가끔 안부를 물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다음날, 우리가 들린 곳은 청동기 주조 실험장이었다. 하루 종일 실험장에서 중국 청동기 주조 제작 과정을 차례로 살펴본 우리. 학생들은 무더위도 잊고서 옹기종기 모여 동경 제작 과정을 살펴보느라 분주했다. 사실 일본에서 이런 실험들을 워낙 많이 봤었다. 중국에도 이런 실험장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청동기 시료를 분석하는 과학기술도 상당히 발전한 단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온갖 화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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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주조 실험 (1)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27. 13:04
지도교수님의 학부 수업을 참관하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슬며시 나를 부르는 교수님. “성실아, 우리 과에서 청동기 주조 실험실습을 한다는구나. 한 번 가보거라.” 유리 전공자인 내게 왜 청동기 주조 실험 실습을 가라 하시는지 영문을 몰라 3초 정도 멀뚱 거리다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렇게 나 혼자 카메라 가방을 메고 도착한 이곳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도착해보니 북대 학생이 그다지 없다. 외국인? 내가 유일하다. 이렇게 다양한 학교의 석박사생들이 이곳에 올 줄 꿈에도 몰랐다. 본격적인 실습 참여에 앞에 청동기 제작기법과 주조 실험에 관한 강연을 듣게 되었다. 일본에서 들었던 강연 내용이 떠오르며 제법 즐겁게 강연을 듣고 나름 질문도 하며 토론에 참여도 했다. 중국 청동기 문화의 매력을 잠시나마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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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동 고분군 1호 매장의례부 출토 유리구슬실크로드와 유리 이야기 2022. 10. 27. 00:28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에서는 2015년 10월 26일부터 ‘석촌동 고분군’의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과정 중, 적석묘 28기, 매장 의례부 3개소, 구획 적석 목관묘 1기, 연접부 14개소, 목관(곽) 묘 5기로 조성된 ‘연접 적석총’이 발견되었고 이는 많은 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유구는 유리구슬 일괄이 출토된 ‘1호 매장 의례부’로, 유리에 미쳐있던 나로선 반드시 답사를 해야만 하는 조사 현장이라 꿈에서도 답사를 갈 지경이었다. 운 좋게도, 예전에 근무했던 대학 박물관의 학예부장님께서 챙겨주신 덕에 사학과 학부 학생들과 함께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문동석 교수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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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을 회상하며 얻은 깨달음세계 여행 일기 2022. 10. 25. 23:24
유독 정신없이 바삐 보낸 2022년, 벌써 가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믿고 싶지 않은가 보다. 도대체 뭘 했다고 시간이 이리 빨리 지나간단 말인가?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나무를 바라보며 문득 지난가을이 궁금해졌다. 그날의 난 뭘 했던 걸까? 호기심에 참지 못하고 퇴근 후 바로 노트북을 켰다. 사진 폴더 속 한편에 고이 남겨진 사진 몇 장을 보며 지난가을을 추억해보려는 의도였다.작년 가을 사진을 보다 보니 박물관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았다는 게 느껴져 괜스레 뿌듯해졌다.2019년 가을, 자료조사를 위해 들렀던 일본 도쿄에서 찍은 사진도 발견했다. 특별전시실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 도면을 열심히 그렸던 기억이 난다.2018년의 가을엔 각종 국제학술회의 및 학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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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으로서의 고고학서울 생활기 2022. 10. 23. 13:02
‘고고학(考古學)’은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 하나의 ‘학문(學問)’이다. 서양에서 시작된 ‘학문으로서의 고고학’은 ‘Archaeology’라 명명한다. 그 어원은 ‘고대 물건에 대한 담론’이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arkhaiologia’에서 출발한 것으로, Archaeos(‘과거’)와 Logos(‘논리’, ‘학문’)의 합성어이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Archaeology’를 ‘고고학(考古學)’으로 처음 번역해 사용하였고, 이 용어를 채용하여 중국과 한국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고고학은 ‘과거 인류가 남긴 물질적인 자료를 통해 당시의 문화(행위, 사회적 조직, 이념 등)를 복원하고 재현하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고고학은 문화 복원 단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들의 문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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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함께한 힘찬 하루를 마감하며서울 생활기 2022. 10. 22. 18:33
강연 준비를 위해, 논문 작성을 위해, 내 꿈을 위해, 힘차게 달렸던 오늘은… 일몰을 보며 내 일에 집중할 수 있어 행복했던 하루다. 포근한 가을 햇살이 내리쬐던 창가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어둑어둑하다. 작은 불빛들이 모이고 모여 만든 한강의 밤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기에, 멋지다는 말밖엔 떠오르지 않는다. 주변 테이블의 학생들도 삼삼오오 한강의 야경을 담느라 분주하다. 사람 눈은 다 똑같은가 보다. 이젠 정말 어두워졌다. 조금만 더 있다 집에 가자.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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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가득한 ‘한강’🌊서울 생활기 2022. 10. 22. 16:30
내게 한강은 감정과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한강에서 찍은 사진들 속의 내 모습은 늘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마음의 결이 맞는 사람과 함께 바라보는 한강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따스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각양각색의 추억을 공유하던 공간. 추억이 한가득 담겨있어 온기가 가득한 공간. ‘한강’은 언제나 따뜻하기만 하다. 한강에 대한 곱지 않은 인상을 가진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강이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거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매력을 뽐내는 한강. 지금이 제일 젊을 때라며 친구들과 한강을 배경으로 서로를 찍어주는 일 또한 소소한 재미다. 미세먼지가 뿌옇게 낀 오늘도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내 눈길을 사로잡는 ‘한강’ 강력한 유혹을 뿌..